다시 부산출장을 가기위해 새벽2시에 일어나 오전8시 40분에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아무도 없는 안개낀 도로위를 달리는건 몽환적이면서도 무섭기도 하다.

벌써 3년전이야기던가? 시간이 모자라 급하게 설계한 그 장비에 넣은 환경센서가 제대로 동작할 리가 없다. 더구나 일부 센서는 수명이 있기에 교체주기를 한참 넘겼는데도 그냥 돌리고 있는 상황. 그곳 담당자는 그 장비에 대한 마음이 떠나 들어내고 다른 업체를 알아보기로 마음이 굳은듯 싶다.

그 모자란 데이터를 땜빵하기 위해 추가로 우리장비를 다른곳에 추가 설치했는데 글쎄....
여기까지 오는데 거의 6시간 넘게 걸렸다고 하니
하루 천키로 이상 달리는것 아니면 말도하지 말라는 개소리를 하는 업체 이사새퀴 '어휴 고생하셨습니다'라는 형식적인 인사말을 듣고 싶었던 거지
니 경력자랑 하라고 한게 아니지 않은가.

그저 적당히 만들어 들어가면 될까싶어 기획안과 전혀 다른 디자인에 제대로 구동안되는걸 설치 하더니 그때 퇴사한다는 소문은 거짓이였나 싶다.

설치후 동료와 함께 부산에 왔으니 뭔가 유명한걸 먹을까 싶어 온가게. 먹으려는 찰나 옆테이블에서 난 부산오면 꼭 여기와서 이거 먹는다는 소리에 우리의 선택이 헛되지 않았음을 직감하였다.

다행이다.

지난 부산 출장때도 시간 여유가 생겨 한번 뵙고싶어 전화드렸으나 약속이 있으셔서 불발되었는데, 이번엔 다행히 집에 계셨다. 내가 아주 어렸을적 뵙고는 한번도 못보았던 집 40년이 지난 지금도 그 모습그대로 유지하고 계셨다.

집과 함께 나이들어가는 모습에 내가 오기전날 병원에서 퇴원하셨다 하니 그날 뵐 인연이였던게 아닐까 생각된다. 사주신 회도 맛나게 먹은.

그분들이 보기엔 나는 그저 나이먹은 아이일 뿐이다.
건강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