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정글이 되어가는 내방. 결국 노트북을 거치대로 고정하였다. 노트북 배터리 특성상 완전방전되면 다시 100%로 완충되기 어렵기에 이렇게 라도 해서 충전해 두어야 한다. 정리가 조금씩 진행되면서 내방의 밀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별문제 없음 여기서 몇년더 살아야 할텐데. 난 언제까지 지금의 수입을 유지하면서 버틸수 있을지 의문이다.

블럭처럼 딱딱 맞아 떨이지는 일은 거의 없다. 어떻게 해서든 맞아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지 겉으론 말이다. 대화도 잘안되는 아내와 소리치듯 말해야 움직이는 아이들... 말 한마디 없이 일하는 회사.. 대화할곳이 없다. 집이라고 해봐야 안식처는 새벽4시30분에서7시 까지의 내방뿐이다. 고립되어 있다.

4월초부터 시작했던 텃밭의 배추와 무를 모두 수확하였다. 약을 많이 안쳐서 그런지 땅에 거름을 제대로 못줘 그런건지 잎은 죄다 벌레가 먹어 엉망이였지만 그래도 여기에 다양하게 심어 그동안 재미나게 먹었다.
말그대로 심은대로 거둔다는게 맞는 말이다. 겨우 10평되는 이 텃밭을 하면서도 아내와 엄청 투닥거렸다. 뭐하나 심는 데도 말도 많고 탈도 많고 아이들은 징징거리고 ㅠ ㅠ.
일 자체엔 힘든게 없다. 그 주변의 과정에서 빚어지는 스트레스가 너무 힘들다. 그래서 늙는가 보다. 세월이 늙는게 아니라 찡그릴일이 많아서 말이다.

무가 제일 마음에 드는 구나.
작은 놈을 한번 베어먹어 보니 매콤하다~ 딱 내가 좋아 하는 스타일 일부는 배추국을 위해 냉동시키고 일부는 삼겹살 구워서 같이 먹고 나머진 다음날 아내가 동네 아주머니들이랑 김치를 만들었다고 한다.
내년에도 하겠다고 하는데... 한번 해보았으니 덜 싸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