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의 아내는 더이상 똥개발랄해져버린 아들놈을 감당할 수 없어 내가 유모차에 태워 차걱정없는 학교 운동장에 풀어 버렸다.

이 학교는 오래전 내가 다니던 중학교로 난 아마도 2회 졸업생으로 알고 있다. 내가 다닐때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구조와 건물이 많이 바뀌어 있었다. 건물도 추가로 세워져 작아진 운동장에선 100m달리기는 어려울듯 싶다.

녀석에겐 무지무지 넓어 보이겠지? 초등학생때 광할하게 보였던 운동장이 생각난다.

싸게 나올때마다 구입한 기저귀와 미리 준비한 둘째옷 그리고 첫째옷상자가 내 장식장을 가렸다. 결국 이렇게 되는 구나...
난 일과 육아 그리고 취미의 균형을 맞춘 아빠가 되고 싶었지만 앞으론 더 힘들어 지지 않을까 싶다. 아마 다른 아빠들도 첨엔 그러했다 포기한 거겠지.

나중에 자식놈들이 아빤 그동안 해놓은게 뭐냐고 물을 때 답을 못할까봐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