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저녁 9시 25분 시민들이 만든 노무현 전대통령 서거 분향소가 마련된 시청역에 도착하였다. 이곳은 정부보다 먼저 마련된 분향소이고 경찰들에 의해 강제 철거될뻔한 곳이기도 하다.
무었보다 시민들에 의해 마련된 분향소라는 점에 큰의미가 있어 뒤늦게 정부가 곳곳에 설치한 분향소와는 달리 소박하지만 훨씬 많은 시민들의 추모행렬이 있다.
나도 송내역에 마련된 임시분향소를 갈까 하다가 이왕에 갈거 의미있는 곳으로 가는게 좋을 것같아. 이곳으로 왔다.
인터넷에 나온대로 2~3시간은 기다려야 가능하다고 했는데 그말이 사실인가 보다, 지하철역에서 부터 줄이 시작되었고 자원봉사자의 안내가 및 검은 리본과 양초를 무료로 나누어주고 있었다.

9시 34분 이제 출구계단 중간이다 벽에는 시민들이 쓴 글이 가득하다.
모두 원망 탄식 아쉬움등 읽다보면 현 정부에 대한 분노가 치밀어 오를 수 밖에 없다.
정부와 언론의 공작에 놀아난 우리도 한 몫했을 것이다...
그래서 더 이들에게 속은 것이 화가나고 안타까워 모두들 이러는 듯 싶다.

9시 39분 지상으로 올라왔지만 분향소와는 반대방향으로 줄이 이어져 있다. 방향이 다른 두줄로 보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 지 짐작이 간다.

중간 중간에 국화도 팔고 있었는데 무료로 나누어 준다는 자원봉사자의 말에 사지 않았다. 하지만 좀더 생각이 있던 분들은 몇 천원 주고라도 좀더 모양이 좋은 국화를 삿다. 무료로 나누어 주는 국화는 몇번 돌려 쓴거라 모양이 좋지 않다.

밤 10시 줄은 3번 출구를 지나 서울시의회 앞 주차장에서 꺽어진다. 이쯤에서 다들 초에 불을 붙이고 있다.

10시 38분 줄은 다시 제일화재 세실극장이 있는 골목으로 들어가 극장 앞에서 다시 꺽어진다.
힐을 신고온 아가씨들은 다리가 아파 중간중간 대열에서 빠져 돌아가거나 깊옆에서 앉아 쉬고 있었다. 자원 봉사자들은 장시간 기다리는 학생들과 아이를 동반한 부모를 배려하여 먼저 분향소쪽으로 안내 하고 있었다.
중간 중간 자원봉사자도 계속 모집하였다.

10시 57분 국화를 받았다. 이미 수많은 사람의 손을 거친거라 꽃도 지쳐 보였다.

11시 10분 줄은 내가 처음 나왔던 2번 출구쪽을 향해 뻗어 있었다.

11시 13분 너희들도 윗 대가리 잘못만나 참 개고생한다...

11시 19분 분향소에 가까워지자 안내선에 달린 리본에 시민들이 쓴 수많은 글이 보인다.

11시 52분 거의 다와간다... 전철은 이미 포기했다.

12시 6분 대한문 앞에서 사람을 줄을 맞추어 일정한 숫자 만큼 입장토록 하였다.
앞에 깔려있는 돗자리는 자원봉사자를 위한 쉼터로 보인다.
날씨가 여름날씨 같으니 이렇게 해도 좋을 것이다.

12시 7분 이제 잠시후 내 차례가 된다.
이날 경건한 마음으로 줄을 서며 기다려야 하는 것이 도리겠지만 이런 역사적인 순간을 사진에 담고 싶은 욕심에 셔터소리내며 사진을 찍어 몇시간 동안 내 앞뒤로 같이 기다린 분들에게 조금은 죄송하다.
헌화후 절을 하고 나니 30분이 넘었고 서울역까지 걸어가 거기서 시외버스 막차를 겨우 잡아 타고 집으로 왔다.
몸은 몇시간동안 서있는 통에 천근만근 무거웠지만 마음만은 나도 역사의 현장에 있었다는 뿌듯함이 있었다.
세상은 위인을 가만히 두지 못하는가 보다.

부디 평안한 곳으로 가시길 바란다.
이제 남은 숙제는 우리 국민의 몫임을 모두가 깨달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