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컴퓨터를 교체하였다. 흔히들 업그레이드라고 하지만 부품한두개 붙여서 달라질 그런 사양이 아닌관계로 모두 교체를 하고 말았다.
99년에 구입하여 지금까지 써왔다면 본전은 충분이 뽑은게 아닐까?
교수가 소개시켜준 직장에 디자인 담당으로 출근해서 한일은 그회사 제품 카다록을 만들기위해 샘플인쇄물을 보는 것이었다.
내가 사용할 컴퓨터도 없었고 개발팀에서 pcb도면 작업후 남는 시간에 내가 사용을 하였다. 그나마 디자인 작업이 없으면 생산라인에 앉아 전자 부품조립하고 물건나르고...

걍 앞뒤안가리고 석달뒤 때려치고 내 스스로 직장을 알아 보기위해 컴퓨터 잘아는 친구에게 부탁하여 용산가서 조립한 컴이 바로 요녀석이다.
펜2 350에 램256 하드10기가 그래픽 카드는 퍼미디어 카드...그당시 OpenGL을 제대로 지원하는 거라고 했지만 글쎄... 한달동안 포트폴리오를 제작하기위해 3D프로그램인 라이트웨이브를 공부하며 하루종일 이녀석으로 랜더링 돌린일이 허다 했었다.
이젠 포탈사이트 여는데도 버벅거리고 플래시 많은 사이트가면 하드긁는 소리가 요란하지만 아직 워드용으로도 그리고 추억의 PC게임들도 충분히 돌릴수 있는 정들은 녀석인데.

컴 교체후 집에 놔둘곳이 없어 지나가는 고물상에 4천원에 팔았다. 9년전 80가까이 준 컴퓨터가 단돈4천원이라니.
비단 컴퓨터만의 일일까? ...

9년이란 시간동안 너무 많이 바뀌었다. 다시 쓸만한 부품은 pci슬롯에 끼우는 카드들이 전부, 그것도 xp드라이버를 지원해야 되니 그 폭이 더욱 좁아진다.
사운드 카드나 랜카드도 보드에 통합되어 나오니 더 쓸데가 없고 프린터를 연결하는 전용포트도 요즘 메인보드에선 지원하지 않거나 usb로 연결되는 바람에 나중에 조립할때 알아내어 후회를 하고 말았다. 하는 수 없이 지원하는 카드를 사서 끼웠더니 보드가 불량!!
다시 새거로 교체받고 설치하니 결국엔 그 카드를 지원하는 보드값과 같은 경비가 들고 말았다.

전엔 조금만 고장나도 어떻게 할줄 몰라 쩔쩔매던 내가 온라인에서 부품만골라 사서 이렇게 척척조립하고 문제도 해결하다니 왠지 스스로 대견하다는 생각이든다.(조금만 관심있으면 쉽게 조립할수 있도록 정보와 자료가 널린 세상인데 이게 무슨...)

컴퓨터만큼 너무나도 빠르게 변하는 세상 하지만 인터넷과 TV를 안본다면 과연 세상이 빠르게 돌아간다고 느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