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똑같은 퇴근
문득 작년에 암이라고 병원에 입원해 있던 친구가 생각났다.
'잘 지내나? 한번 봐야하는데...'
다른 친구 말로는 크리스마스때 여친하고 같이 가는걸 보았다는 친구도 있었다.
암튼 능력있는 애들은 아파도 다 되다니깐- -;;;;

다음날

언제나 똑같은 출근
윗대가리 무지한 년 덕에 메인페이지는 한없이 구려지고 있었다.

'야 oo이 그친구 갔어'
'개가 어딜가? 병원에 다시갔다고?'
'아니 죽었다고 오늘 새벽에'

믿어지지가 않는 다는 말이 이럴때 쓰라고 있는 것 같았다.

나도 다른 친구들에게 연락하고 혹시 아주 큰 거짓말이라도 하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었다
어제 새벽4시 25분 중학교 동창이던 친구가 임파선암으로 세상을 달리하였다.

이미 그친구는 작년에 말기 선고를 받았었다.

아직 그 친구홈페이지도 작동되고있고 몇달전에 전화 통화로 술은 못마시니 떡볶기라도 먹으러 놀러오라고 했던거 같은데 이 빌어먹을 일꺼리 땜시 바쁘다고 담에 가겠다고 미루었 었는데....
결국 내 게으름이 후회를 낳은 듯하다.

조금 일찍나와서 그 친구가 안치된 성당에 갔다
이미 얼굴이 익은 오래전 동창들이 있었고 간만에 보니 어색하면서도 반가운 기분...
그래 실감이나지 않았다.

하지만 저녁10시가되어 친구의 시신을 닦고 입관시키는 과정을 보면서
현실이 되었다 하얗고 퉁퉁부은 듯한 그 친구의 팔과 다리....
잠깐 얼굴을 보게 해주었다. 마치 울면서 잠들은 듯한 얼굴....

조금씩 주변에서 우는 이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의 가장 친한 친구인 한명은 울었고 다른 이들도 눈시울이 젓어 있었다.

그 곳에 나보다 더 친한 이들이 있었기에 입관하는것을 보고 좀 있다 돌아왔다.
나와 동갑내기가 말로만 듣던 암으로 죽다니 이렇게 젊은 나이에 ...
돌아 오는 차안에서 그 동안 살아온 그친구의 이야길 들어보니
그리 형편이 좋았던건 아니었다.

그 친구가 누워 있는 그곳은 슬픔으로 가득차 있었으나
몇발자국만 나와도 세상은 아무렇지도 않게 아주 잘 돌아가고 있었다.

빌어먹을

중학교 2학년때 같은 반이었다.
녀석이 처음으로 나에게 마크로스 극장판 비디오를 보여주었고
첨으로 드래곤 매거진 스페셜 화집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뉴타잎 매거진도....

대학갈때쯤에 이 친구가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걸 알았다.

저번에 얼굴 함 보자고 할때 못봐서 미안하다.
다음 세상에선 너 좋은거 실컷할수 있길...

그런데 뭔가 텔레파시 같은게 있었을까?
너가 잠들기 전날 문득 난 네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하고 생각을 했었어...